함께 만드는 세상 - 시간이 멈춘 사람들
본문
" 겨울이 너무 길다 " 며
몸을 웅크리는
딸의 뒷모습을 보다 문득,
2020년 2월,
" 시간이 멈추어 버린 사람들 "
이라는 제목으로 썼던 글이
생각 났습니다.
이미 4년이나 지나,
그래서
그저 과거에 일어났던
언젠가의 이야기 여야 하는데....
한참이 지난 그 때 그 일이
아직도 현실이라는게
안타까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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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0년 2월 어느 밤 이야기
<코로나 이야기 1>
하늘 길을 오가며
삶을 움직이던 사람들,
삼삼오오 모인 곳에서
동력을 얻던 사람들,
뜨거운 입김을 들이마시고
땀을 흘리며 행복했던 이들…
코로나로 멈춘 세상은
이들의 심장도 멈추게 만들었습니다.
<코로나 이야기 2>
아내가 전해준
가슴 아픈 이야기
덩치가 아주 큰 남자가
울고 있더랍니다.
텅빈 헬스장 앞에서.
들여 다 보기가 민망한
식당들이 많다고 합니다.
눈길이 마주치는 것 만으로
벌떡 벌떡 일어나는
식당 주인분들 때문에요
<코로나 이야기 3>
자정처럼 캄캄한
상가 옆을 걸으며
광장 건너 시계탑이
이제 막 9시를 가리키고
있다는 사실이
믿기지 않았습니다
아직 노란 불이 켜진
작은 카페가 반가워
문을 열고 들어선 제 눈이
카페 사장님의 한숨과
마주쳤습니다.
오늘 따라 유난히 더 뜨거운
아메리카노 두 잔을 건네던
그녀의 눈 빛에서
<사람의 향기> 가 났습니다.
“ 한 번 맛 보세요 “ 라며
건네 주시던 쿠키 하나....
" 안 주셔도 되는데.... "
(제가 고지혈증이라 먹음 안되는 음식이었던지라)
" 단골이시잖아요 ^^ “
오늘은 콜레스테롤 수치를
걱정하지 않고
이 맛있는 다쿠와즈를
맛있게 먹을 수 있을 듯 합니다.
<2020.2월 어느날 밤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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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4년 3월 밤 이야기
4년이 지난 밤 9시,
상가에는 노랗고 하얀
불들이 많이 켜져 있었습니다.
일요일인데도 말이죠.
반가운 마음에 문을 연 제 눈에
낯익은 한숨이 들어옵니다.
4년이라는 시간은 흘렀지만,
코로나는 종식 되었지만,
가게 마다 불은 켜져 있지만,
텅 빈 자리,
갈라진 사장님들의 마음은
여전히 4년 전 그 때에 멈추어 서 있습니다.
우리가 그분들과 함께 라는 걸
꼭 전해드리고 싶습니다.
4년 전 제게
<사람의 향기> 를 전해 주었던
카페 사장님 처럼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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